우리 집 식구를 만나고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가 내장 고기다. 고기류라면 구이 외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같이 살다 보니 식성이 닮는다. 가끔 곱창집을 방문해서 전골과 구이의 맛을 즐기게 되었다. 오랜만에 우리 집 식구와 왕십리의 곱창 거리를 방문했다. 저녁 시간만 되면 골목 내의 대부분의 집 앞에 긴 줄이 서 있던 코로나 이전과 달리 길거리는 한산해 보였다. 곱창 골목 중 특별한 단골집이 있지 않은 우리 두 사람은 매번 방문 시마다 인스타와 유튜브로 맛집 폭풍 검색을 한다. 이번 방문에서 우리의 선택은 `마장 황소 곱창`이었다.
마장 황소 곱창
-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고산자로 288-3(왕십리역 2번 출구에서 448m)
- 주차장: 별도 주차공간 없음(인근 홍익동 공용주차장 이용 추천)
- 전화번호: 02-2292-9786
- 영업시간: 월요일 - 토요일 17:00~03:00, 일요일 휴무(코로나 19로 인해 영업시간 변동 가능)
거리는 한산했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식당 안은 만석이었다.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15분 정도 배고픔을 참으며 무엇을 주문할까를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내장 부위 중에는 소 곱창 보다는 돼지 막창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돼지 막창을 먹을 수 없다는 점이 살짝 아쉬웠다. 언젠가는 대구를 방문해 대구돼지 막창을 마음껏 먹어보고 싶다. 15분 정도 기다린 후 우리 집 식구와 자리를 안내받고 착석했다. 자리에 앉으니 벽 한가득 이곳을 방문한 유명인들의 이름이 보였다. 세상에 `정우성`이라니 괜히 마음이 설렜다.
메뉴판의 메뉴는 곱창, 대창, 막창, 유창, 벌집양, 양깃머리, 모듬 구이로 구성되어 있었다. 모든 메뉴가 2인 이상 주문하게 되어 있어서 우리는 모둠 구이 중 자를 선택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빠른 속도로 상차림이 세팅되었다. 신선한 선지가 들어간 선짓국과 새콤달콤하게 무쳐진 부추 무침, 생간과 천엽, 양파 초절임이 기본으로 나왔다. 생간과 천엽을 먹지 못하기에 우리 집 식구에게 양보하고 선짓국을 집중 공략했다. 국물이 정말 시원했다. 우리 집 식구의 피셜에 따르면 간이 정말 신선하고 맛있다고 했다.
5분 정도가 지나고 모듬 구이가 나왔다. "바로 드셔도 됩니다." 이 얼마나 설레는 말인가. 모듬 구이는 곱창, 막창, 양깃머리, 벌집양, 그리고 염통이 가지런히 나누어 담겨 나왔다. 불을 올리니 불판 위의 기름기가 더욱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감자와 양파, 버섯이 기름기가 잘 스미게 위치를 배치하고, 곱창부터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곱창=염통>막창>벌집양>양깃머리 순으로 입맛을 사로잡았다.
말없이 2/3 정도로 먹고 난 이후 볶음밥을 주문하기로 했다. 우리 집 식구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볶음밥이나 죽을 만들어 먹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볶음밥 1인분, 동치미 국수 1인분을 주문하기로 했다. 볶음밥은 판을 가지고 가서 만들어져서 다시 자리로 가져다준다. 이날의 가장 큰 실수는 볶음밥을 1인분만 시킨 것이었다.
`마장황소 곱창` 곱창도 맛있지만, 볶음밥 찐 맛집이다. 우리 집 식구의 저돌적인 숟가락질에 질 수 없어 폭풍 흡입을 했다.
같이 시킨 동치미의 경우 비주얼을 보고 잘못 주문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맛을 보니 곱창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시원한 국물이 정말 최고였다.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모둠 구이에 곱창을 추가하고 동시에 동치미 국수 1개를 주문하고, 볶음밥 2개를 볶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 오는 날 또는 곱창이 생각나는 날 왕십리 곱창 골목 `마장황소 곱창` 방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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