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 지나고 엄마는 김장을 앞두고 수술을 위해 입원했다. 입원을 앞두고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은 외할머니를 제외 한 모든 가족들 사이의 공공의 비밀이 되었다. 외할머니의 김장사랑은 참 유난했다. 몸이 아프셔서 움직이지 못하셔도 바닥에 비닐을 깔고 바닥에 주저 앉아 동네 이웃들과 자식들을 동원해 진두지휘 하시며 매해 포기 수의 신기록을 세우는 분이셨다. 엄마는 외할머니에게 김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그리고 알아봤자 속상만 할 것이니, 김장이 끝나고 암에 걸렸다는 걸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엄마가 치질 수술을 하러 입원한 줄 아셨다. 엄마는 검사 결과를 듣고 난 후 회사를 휴직하고, 한 달 간 수술을 기다렸다.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엄마는 한 달 동안 검사 결과를 숨기기 위해 출근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