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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투병기] 2. 검사결과 듣던 날

엄마가 아프다는 걸 듣고 난 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우리 가족은 원자력병원 외래환자 대기실에 모였다. 지난 번 엄마가 혼자 받았던 검사의 결과를 듣는 날이였다. 처음 엄마와 아빠는 두 사람만 병원에 다녀오겠다는 뜻을 동생과 나에게 밝혔다. 혹시라도 검사 결과가 좋지 않아서 엄마가 우리가 있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워할까봐 알았노라고 했지만 계속 신경이 쓰였다. 당일 동생은 마음을 바꿔 엄마, 아빠와 병원으로 이동한다고 연락이 왔다. 휴가를 내지 못한 나는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우연히 통화를 듣게 된 직장 선임은 휴가 못 낸게 대수냐며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11월이지만 날은 왜 이리 좋은지 이렇게 좋은 날 가족끼리 여행을 가는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원자력 병원으로 ..

모녀암투병기 2020.07.12

[결혼준비] 2. 웨딩박람회 방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우리 집 식구와 나는 LH 전세임대주택의 예비신혼부부 신청을 하고 당첨이 되어 집을 구하는 일은 남들에 비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전세냐 매매냐를 고민할 만큼 우리가 가진 돈이 있는 것도 아니였고,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할 상황도 아니였기에 LH 전세임대는 큰 도움이 되었다. 신청방법과 당첨, 그 이후 집을 구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결혼준비의 마지막 쯤 포스팅 하고자 한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막연히 "그래 이제 올해 안에 하자."라고 우리 집 식구와 결정을 하고 난 후 뭐부터 해야하는지 정말 막막했다. 당장 2년은 살 수 있는 집은 일단 확보했고, 양가 부모님이 정식 상견례를 하지는 않았지만 결혼을 독촉하고 계시긴 한데라면서 나의 마음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우리 집 식구는 "한달 안에도 결혼준..

결혼준비 2020.07.12

직장생활을 통해 본 나의 고질병

요즘 직장 안에서 가장 힘든 일은 나의 무능력함을 마주하는 것이다. 상사는 나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좀 더 정리 된 간결한 보고를 요청한다. 동료들은 내가 업무의 목적과 흐름을 파악하지 못함에 답답함을 느끼는 듯 하다. 그리고 후임들은 이런 나의 모습에 답답함을 넘어 고개를 내젓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판단하는 것은 사실일까? 사실 상사의 피드백 외에는 내가 추측하는 것들을 나는 사실 인 양 믿고 있다. 그렇게 추측을 사실 인 양 생각하다 보니, 모든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긴장을 하게 되니 집중력이 흩어지고, 핵심을 파악하기 보다 토씨하나 다른 이의 이야기를 놓칠까 전전긍긍하게 되었다. 모든 대화를 타이핑하고, 그 타이핑 내용을 다시 읽기를 반복하다. 핵심과 의도..

마음이야기 2020.07.12

[동대문구] 코로나 19 검사 후기

5월 초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즈음 지인과 이태원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중에 식당을 방문하는 것이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퇴근 시간에 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2월 말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가족과 직장 동료 외에 만나는 사람이 없어서 답답하던 중이였기에, 지인과의 저녁 식사는 매우 즐거웠다. 지인에게 날라온 검사 대상자 문자 그로 부터 정확히 3일 후 지인은 이태원에서 카드 결재를 한 내용 때문인지, 검사 대상자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나에게는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보건소 선별진료실(02-2127-4283)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우리 집 식구는 나보다 더 겁을 먹고 콧물이 나는 것 같고, 기침이 나..

소소한일상 2020.07.12

[결혼준비] 1. 코로나를 뚫고 결혼식장에 가다.

나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 2019년 12월 말 결혼식을 올렸다. 정말 두 달 정도 준비해서 급하게 결혼식을 진행했다. 준비하는 동안 '이렇게도 결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종종 했다. 정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고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 당일은 정말 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와 주신 하객들에게 받은 축하가 무엇보다 우리 둘을 감사하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결혼식을 마치고 방명록을 정리하면서 우리 집 식구와 나는 앞으로 축하해 주신 분들의 좋은 날과 슬픈 날 꼭 참석하자며 우애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 19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시작되었고, 주변 지인 중에 결혼식을 연기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4월 고강도 사회..

결혼준비 2020.07.12

[쥬얼리추천] 금방 그 자리, 데일리 링

우리 집 식구와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신랑님이 적극적이시네요.', '신랑님 취향이 확고하시네요.'였다. 그렇다 우리 집 식구는 정말 자신의 주관이 확고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다. 결혼준비를 하면서 가장 많이 부딪힌 항목 중에 하나가 웨딩링이였다. 우리 집 식구는 순금으로 반지를 하고 싶어했고, 나는 14K여도 디자인이 예쁜 반지를 하고 싶어했다. 예물을 보러 웨딩박람회, 종로거리를 다녀봤지만 우리 두 사람의 디자인 취향도 철저히 달랐기에 결국 우리 집 식구의 의견에 맞춰 순금으로 웨딩링을 대신했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우리 집 식구 만큼의 고집의 소유자인 나는 내 반지만이라도 사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수능 100일에 다이아를 넣어 만들어 준 반지와 우정링을 두번이나 구매했는데..

소소한일상 2020.07.11

[대장암투병기] 1. 엄마가 아프다고?

반 칠십 삶 중에 가장 소중한 사람을 꼽으라면 마마걸인 나는 우리 엄마라고 주저없이 이야기 할 것 같다. 우리집 식구가 들으면 섭섭해 하겠지만, 내가 엄마라고 대답할 거라는 걸 그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엄마와 나의 서로를 향한 엄청난 애정은 우리집 식구 뿐 아니라 내 지인들 사이에는 유명하다. 엄마의 고백을 빌리자면 어린시절 나는 유난히 기질이 예민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자기 고집을 가진 아이였다고 한다. 자식이지만 거리두기를 하고 싶었던 나날이 많았고, 그로 인해 다정함 보다는 엄격함을 유지했다고 한다. 나는 그런 엄마에게 알 수 없는 거리감과 섭섭함을 늘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청소년기의 엄마와 나의 관계는 애증의 연속이였던 것 같다. 나의 유난함에 엄마는 점을 보러가고, 나를 ..

모녀암투병기 2020.07.11

[평택카페] 우리 쌀 케이크 맛집, 미드바르엣홈

오랜 만에 부모님과 함께 카페 나들이를 떠났다. 얼마 전 먹었던 수플레 팬케이크 이야기를 나누던 중 큰 관심을 보이셔서 급하게 주변 카페를 찾아 방문하게 되었다. 부모님 두분만 가시기에는 멋쩍은 곳으로 모시고 싶었다. 폭풍 검색의 결과 까페 분위기도 좋고, 수플레 팬케이크가 맛있어 보이는 미드바르엣홈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평택 장안동에서는 이미 유명한 인스타 핫플 인 것 같았다. 미드바르엣홈은 경기도 평택시 장안길 80-2에 위치해있다.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11시부터 22시까지, 수요일은 18시까지이고, 일요일은 휴무이다. 단, 재료가 소진될 시나 장소 대관으로 인해 종종 문을 닫는 경우들도 있는 것 같았다. 방문 전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midbar_c..

소소한일상 2020.07.05

[외대카페] 수플레 맛집, 고소운

나는 미각이 발달하지 않은 대식가이다. 줄이 길면 아 여기가 맛집이구나,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면 맛집이구나 생각한다. 이에 반해 우리 집 식구는 미각이 발달 한 편식쟁이다. 입맛에 맞는 음식만 찾아 먹고, 만들어 먹는 자기 중심의 미식가이다. 얼마 전 부터 나는 수플레 팬케이크가 너무 먹고 싶었다. 언제 먹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당시에는 너무 달아서 만족도가 낮았다. 하지만 그 식감이 기억난 후에는 다시금 수플레 팬케이크를 먹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우리 집 식구에게 몇 일을 같이 가자고 이야기했다. 마침내 외대역 앞 ‘고소운’을 방문했다. 허름한 외관에 다소 실망하고 좁은 계단을 내려가면서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계단 양 옆에 작은 액자들 사이를 지나 입장한 홀 분위기는 허름한 외관을 잊게에 충..

소소한일상 2020.06.30

소중히 여겨지고 싶은 마음

얼마 전 우리 집 식구로 부터 "나는 널 닮은 딸을 꼭 낳고 싶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워낙 달콤함, 로맨틱과는 거리가 먼 우리 집 식구의 고백에 의아했다. 매일 눈이 작은 내가 아닌 자신을 닮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우리 집 식구의 느닷없는 한마디에 뾰족하게 반응했다. "왜?"(아빠 닮았으면 예뻤을텐데 엄마 닮아서 안타깝다고 하려고?) 남편은 내 반응에 "어릴 적 네 모습을 내가 본 적이 없으니, 아기 때 너, 초등학생 때 너, 내가 없던 시간 속에 널 보고 싶어."라는 답했다.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거 같이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엄마의 말에 따르면, 나는 타고난 기질이 예민한 아이였다고 했다. 눕혀도 안아도 너무 많이 울고, 모유를 물려도 잘 먹지 않고, 분유를 먹이면 다..

마음이야기 2020.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