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철원막국수] 맛있는 녀석들 철원편, 내대막국수

뭉치2020 2021. 1. 16. 23:39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넷플릭스를 통해 다양한 컨텐츠를 보는 재미에 빠져 살고 있다.  처음에는 못 봤던 드라마를 정주행 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영화들을 다시 보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맛있는 녀석들'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화면을 통해 보는 음식의 비쥬얼과 출연진의 맛있게 먹는 모습 그리고 김준현의 맛에 대한 평가를 듣고 있으면 당장 그 곳을 방문해서 먹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래서 철원 '내대 막국수'를 방문하게 되었다. 

 

철원 막국수 VS 내대 막국수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가 철원에 사신 적이 있다. 가족들이 철원에 모두 모이는 날이면 갈말읍에 '철원 막국수'에 가서 막국수를 먹었다. 당시만 해도 막국수의 맛이 입맛에 맞지 않아 왜 다들 맛있게 먹고 있는지 이해가 안갔지만, 성인이 되고 어느 순간 부터 메밀의 구수함과 식감에 빠져 들고 나니 가끔 그 맛이 그리워져서 찾아 먹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철원 막국수'를 다시 방문해보니 어린시절 우리 식구 모두가 왜 이 맛을 즐기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내대 막국수' 집을 목적지로 정하고 가는 중간에도 '철원 막국수' 집의 담백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이 생각나며 목적지를 바꿔야 하나 고민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내대 막국수'를 목적지로 정했으니 '철원 막국수'는 다음 번 방문하기로 했다. 

 

내대 막국수 입구

내대 막국수를 찾아 가다 보면 도로 좌측 편으로 식당 안내 판을 확인할 수 있다.

해가 넘어가는 시간 때라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고 고요하게 느껴졌다. 식당 주차장에는 저녁 식사 하기에 이른 시간이었으나 차량이 꽤 들어서 있었다. 

 

주차를 하고 식당 앞 입구에 가보니 가정 집 마당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주문을 하고 자리로 안내 받았다. 

 

 

신발을 벗고 바닥에 앉는 구조의 식당은 새삼 오랜 만이었다. 

메뉴에 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편육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식재료가 모두 국내산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자리에 앉으면 우선 뜨거운 면수를 가져다 주신다. 뜨거운 면수가 구수해서 숭늉의 느낌도 들었다. 

 

테이블 위에는 식초와 간장, 설탕이 놓여 있었다. '맛있는 녀석들 249회' 방송 분을 보면 이 설탕을 넣어서 막국수를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했지만 도전해 보지는 않았다.

 

편육의 경우는 자리에 앉고 10분 정도 후에 나왔다. 편육이 정말 맛있다는 후기를 보고 매우 기대를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우리 집 식구는 편육 보다는 막국수라고 했다) 

 

돼지 비계나 껍데기를 먹는 걸 매우 힘들어 하는 나지만, 상추에 싸서 마늘과 고추와 곁들어 먹으니 세상 이런 꿀맛이 없었다. 

 

편육과 같이 나온 이 집의 배추김치는 정말 요 근래 먹었던 김치 중 가장 맛이 있었다.

 

 

편육을 먹고 있으니 메뉴판의 철원 막걸리가 생각났다. 철원 막걸리를 주문하고 싶었는데 재고가 없다고 해 옥수수 막걸리를 주문했다. 

 

옥수수 막걸리를 한 잔 따라 마시고 나니 물 막국수와 비빔막국수가 등장했다. 물 막국수와 비빔 막국수를 가져다 주면서 반찬을 한 번 더 채워주는 서비스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비빔 막국수에는 냉 육수가 추가로 따라 나와서 양념을 비비기 전 일부 넣었다.

 

계란 위에 참기름이 뿌려져 있어 입맛이 더욱 돋구어주었다.

 

비빔 막국수와 같이 나온 편육도 국수와 함께 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 훌륭했다. 면은 약간 거친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굉장히 구수한 맛이 느껴졌다. 같이 나온 양념도 맵기와 달기가 적당해서 입 안에서 씹을 수록 느껴지는 맛이 좋았다. 먹고 난 이 후에도 전혀 부담스러운 느낌이 없었다. 우리 집 식구가 주문 한 물 막국수도 한 젓가락 먹어 보니 국수의 구수한 맛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비빔 막국수와 같이 나온 육수보다 물 막구수 안에 육수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나오기 직전 거울에 맛있는 녀석들 스티커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화면으로 봤던 곳에 와서 음식을 먹고 나니 무언가 정복감 같은 감정이 들었다.

 

식당을 나오니 예쁜 달이 떠 있었다. 개인적으로 맛은 '철원막국수'가 나의 입맛에 더 맞는 맛이었지만, 편육을 처음으로 비계와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먹었던 곳이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철원에 가면 한 번쯤 방문 하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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