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야기

북리뷰: 냉정한 이타주의자(Feat. 기준 없는 이타주의자)

뭉치2020 2020. 9. 15. 10:35

부모님은 늘 나에게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공부를 잘 하지 않아도,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되니 착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부모님의 가르침 덕에 나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좋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마음 한 켠에 '내가 착한 사람 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 일을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좋은 일이라고 하지만 사람을 돕는 일에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비영리에도 전문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그러나 문득 실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즈음 책을 한권 읽게 되었다. 제목은 '냉정한 이타주의자'이다. 

 

 

책의 서두는 당신이 28,000달러 이상을 버는 이들은 전세계 소득 상위 5%에 속하는 집단이라고 소개한다. 이를 통해 소득 상위 5% 속하는  독자들은 세상의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주체임을 전달한다. 뒤 이어 플레이펌프라는 적정기술의 사례를 통해 누군가의  선한 동기와 행동이 경솔한 이타주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개발도상국의 식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 된 플레이펌프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였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술이였다. 플레이펌프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저자는 경솔한 이타주의가 아니라 효율적인 이타주의를 실천을 위해 고민해야 하는 질문과 실제 실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효율적인 이타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5가지 사고법


5가지 사고를 위해서 저자는 질문법을 사용한다. 첫번째 질문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는가?' 이다.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무엇을 선택할 때는 기준이 필요하다. 저자는 대부분의 경우 선한 일을 위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지 산출물에 집중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산출물을 뛰어 넘어 그 산출물이 만들어 내는 영향력, 즉 사람들이 받게 되는 혜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번째 질문은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가?' 이다. 저자는 ‘조금’ 더 좋은 일을 하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최대 기대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에서는 질보정수명이라는 지표를 소개한다. 질보정수명이란, 단순한 생존기간이 아니라 삶의 질을 보정하는 생존기간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이 지표를 통해 측정한 결과 동일한 비용으로 진행한 말라리아 퇴치사업과 카포시 육종치료사업 결과 값의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말라리아 퇴치사업의 경우가 육종치료사업에 비해 500배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결과를 통해 저자는 선한 행동을 했지만 방법의 차이로 인해 영향력의 차이가 큰 폭으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세번째 질문은 '방치되고 있는 영역은 없는가?'이다. 좋은 일에 쓰이는 돈에도 한계효용과 수확 체감법칙이 적용된다. 두번째 질문에서 예시로 사용되었던, 말라리아 퇴치사업의 성과 만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말라리아 사업을 위해서만 기부를 진행한다면 일정 기금 이상이 들어갔을 때, 한계효용이 오게 될 것이다. 중요하고 성과가 나지만 정말 필요한 또 다른 영역은 없는 것인가 새로운 영역, 새로운 방법으로 선한 일을 할 때 더 큰 효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네번째 질문은 '우리가 돕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다. 사실 이 질문보다는 '내가 돕지 않고, 다른 이가 도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가 이 챕터의 주제로 더 적합하지 않나 생각해보았다.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 누가 그 일을 했는가 보다는 얼마나 효과적인지가 중요한데 예를 들어 내가 아프리카 의료문제 해결을 위해서, 직접 의사로 파견을 갈 것인지 아니면 기부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이 질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발생하지 않은 결과가 값을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실과 반대되는 가정을 세워서 결과를 추론해보는 과정을 통해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일지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 질문은 '성공 가능성과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이다. 미래의 발생할 영향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다소 위험하거나 모험적인 행동일 경우여도 어떤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미리 예측하여 현재 상황에 가치를 꼼꼼히 점검해보는 것 역시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위의 5가지 질문이 추상적으로 와 닿을 수도 있지만 선한 행동이 미칠 기대효과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해되었다. 누구에게 어떤 혜택과 영향을 만들 것인가, 그것에 대한 방법은, 고려하지 못한 부분은 없는가?, 어떤 형태로 도울 것인가, 모험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진행할 만한 일인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추가적으로 저자는 선한 일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네가지를 제안한다.


1.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습관

2.  효율적 이타주의를 실천할 수 잇는 계획

3. 효율적 이타주의 커뮤니티에 참여

4. 효율적인 이타주의를 주제로 다른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나눠라

 

사실 기대했던 것 만큼 새로움이 있는 건 아니였지만, 소위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제 업무를 기획할 때 적용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결국 '원칙을 가지되, 비판적 사고륵 통해 사업의 효과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비영리 분야에서 끊임없는 성과측정과 임팩트 창출을 위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냉정한 이타주의자'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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