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념일을 특별히 챙기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생일, 결혼기념일 이 두 가지 기념일은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 집 식구도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출입문의 비밀번호는 결혼기념일, 그 외 모든 기념일은 내 생일로 저장해 놓았다.
자칭 나쁜 남자, 우리 집 식구
나와는 다르게 우리 집 식구는 생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생일을 특별히 챙겨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나를 만나기 전 연애시절 연인과 생일을 챙겨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만나고 처음 맞았던 내 생일에 우리 집 식구는 꽃과 케이크, 선물을 나름 정성을 담아 준비했지만 많은 부분이 나의 기대와 달랐다. 생일 데이트 코스의 계획은 전무했고, 케이크는 본인이 좋아하는 롤 케이크를 준비해왔다. 좋아했다 툴툴거리기를 반복했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 생일은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우리 집 식구의 홈메이드 파스타로 아쉬움을 달랬다. 물론 꽃과 케이크, 선물, 편지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우리 집 식구와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깨닫게 된 것은 대한 그는 구체적으로 원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해야 내가 기대하는 것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생일에는 한강 뷰가 보이는 곳에서 저녁을 같이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미리 했다. 생일이 가까워 오니 우리 집 식구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정해주면 좋겠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여의도 63빌딩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나 오웬, I.O.U. 을 슬쩍 소개했다. 우리 집 식구에게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예약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와그(WAG) 앱도 알려줬다.
나의 위시 리스트에 없던 메종 한남
생일 당일 오후가 되었는데도 우리 집 식구는 어디서 만나자는 이야기가 없었다. 조급증이 발동한 나는 "오늘 퇴근하면 어디로 가면 되는 거야? 오빠가 데릴 러 올 거야?". 우리 집 식구는 아주 당당히 "아직 안 정했는데, 예약을 해야 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Oh My GOD. 1시간쯤 지난 후 우리 집 식구는 메종 한남을 예약했다고 연락이 왔다. 연락을 받자 마자 메종 한남에 대한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한강 뷰가 예쁘고 음식 맛이 좋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하지만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고 싶었던 나는 마음이 살짝 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름 여러 모로 찾아보고 예약을 한 것 같아 우선 서운한 마음을 가라 앉혔다.
한남동 유엔 빌리지 안 이태리 대사관저를 개조 한 레스토랑
입구가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 만의 매력이 있었다. 입구를 지나 실내로 들어가니 인테리어가 심플하면서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창가에 앉고 싶었지만 창가 좌석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앉아 있었다. 창가석을 예약하지 않은 우리 집 식구에게 살짝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자리에 앉자 패드로 된 메뉴판을 전달받았다. 저녁 식사 시 라스트 오더는 8시 30분까지 가능했다. 우리 집 식구는 "코스처럼 먹고 싶으면 코스 같이 시켜." 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코스로 라인업 된 메뉴를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을 기억했다는 것에 마음이 조금 풀어지기 시작했다.
메뉴의 구성은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1ST와 2ND, 바 메뉴, 음료와 디저트로 나누어져 있었다. 우리는 에피타이저 메뉴 중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관자, 유자소스 메인 요리로 버섯 리조또와 허브, 저온 조리한 한우 안심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며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관자, 유자소스(28,000원)
나는 한강 뷰를 우리 집 식구는 불 멍을 때리는 사이에 첫 번째 요리가 나왔다. 구운 아스파러거스와 관자, 유자소스의 비주얼에 반하고 맛에 또 한번 반했다. 관자의 익힌 정도도 적당해 식감이 매우 훌륭했다. 우리 집 식구와 감탄을 하며 맥주를 주문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모든 아쉬움이 날아갔다.
버섯 리조또와 허브(26,000원)
어디를 가도 실패하지 않는 메뉴이나 트러플 오일의 향과 부드럽게 요리 된 리조또도 정말 맛있었다. 다이어트를 이유로 늘 쌀을 멀리하는 우리 집 식구도 리조또를 맛보더니 “너무 맛있다.”를 연발했다.
저온 조리한 한우 안심 스테이크(90,000원)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입 안에 한 조각을 넣는 순간 입 안에서 녹는 다는 표현이 저절로 나왔다. 요리 마다 양이 많지 않아서 다 먹고 배가 부를까 싶었는데 스테이크까지 먹고 나니 디저트는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나니 9시 영업 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2층까지는 돌아보지 못했지만 곳 곳의 인테리어 장식들과 벽난로, 샹들리에가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야외로 나와 한강을 보니 뷰를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았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한 날 브레이크 타임 종료에 시간을 맞춰 예약해서 여유 있게 한강 뷰도 즐기고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다. 우리 집 식구의 선택의 기념일 저녁 식사 장소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메종 한남
기념일 데이트이지만 너무 포멀한 레스토랑이 부담스럽다면 메종 한남 방문을 강력히 추천한다.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유엔빌리지 3길 24 메종 한남
전화번호: 0507-1357-1289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maisonhannam/
예약: app.catchtable.co.kr/ct/shop/maisonhannam
운영시간: 매일 11:30 - 22:00 Break time 15:00-17:30
주차: 발렛 가능(대중교통 보다는 차량이나 택시로 이동 추천)
음식: 맛 ★★★★★ 양 ★★★★
서비스 ★★★★★
분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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