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암투병기

[대장암투병기] 8. 대장암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뭉치2020 2021. 3. 9. 10:59

엄마가 암 진단을 받고 난 후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그래서 지금 어떤 상태인 거야?"이다. 처음 원자력 병원에 간 날 검사결과를 들을 때 몇 기 암인지 진단을 받는 줄 알았다. 하지만 대장암 4기가 아닌 이상 정확한 진단은 수술 후 조직검사를 마쳐야 확인할 수 있다.

 

[대장암투병기] 2. 검사결과 듣던 날

 

[대장암투병기] 2. 검사결과 듣던 날

엄마가 아프다는 걸 듣고 난 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우리 가족은 원자력병원 외래환자 대기실에 모였다. 지난 번 엄마가 혼자 받았던 검사의 결과를 듣는 날이였다. 처음 엄마와 아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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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까지의 절차가 처음 검사결과를 듣고 한달이 걸렸고 그 이후 조직검사 결과를 일주일 정도 기다렸다. 수술을 집도한 과장님께서 수술 직후 "유관 상 보이는 종양은 모두 깨끗이 제거했다. 림프를 약간 먹어서 그 부분까지 제거했다."라고 했었다. 종양이 모두 제거되었 다니 조직검사 결과 대장암 2기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항암치료까지는 가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다.

 

수술 후 컨디션

엄마의 수술 후 컨디션은 수술 직후 2일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금도 엄마는 도가니탕 국물 덕이라는 이야기를 종종한다. 엄마 컨디션이 좋아지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엄마 옆의 환자도 수술 이후 컨디션이 좋은 모습이었다. 본인은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발견했고 다행히 초기라 수술만 하면 퇴원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엄마 옆의 환자의 이야기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몇일 후 퇴근 후 병실로 돌아온 나를 맞는 엄마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엄마는 병원 안을 좀 걷고 싶다고 했다. "옆에 환자 분 아까 많이 울었 어. 오늘 의사선생님이 와서 유방암 3기라고 결과 이야기해주고 갔거든 가족들 모두 병문안 와서 기분 좋았는데, 다 가고 혼자 있는데 결과를 들었 어." 엄마는 옆 환자의 이야기를 전하며 마음 아파했다. 엄마는 괜찮을 거라고 다독여주고 병실로 돌아왔다. 가능하다면 조직검사 결과를 엄마 혼자 있을 때 듣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대장암 4기 진단

하지만 엄마는 조직검사 결과를 결국 혼자 듣게 되었다. 림프절 전이가 있고, 조직검사 이후 찍은 CT상에 폐 전이가 발견되었다. 그 때 처음 암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겉으로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우리 엄마가 대장암 4기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한달 후 우리는 6개월 간 12차례의 항암을 시작하기로 했다. 옆 환자가 진단받은 내용을 들으면서 마음 아파하던 우리 엄마는 자신의 진단에는 오히려 담담했다. 아마 엄마 스스로도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 가족들 모두 놀라고 두려웠지만 아무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놀라고 두려워하면 이 모든 게 엄청난 현실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시간이 지나갈 거라 믿으며 진단을 받아 드리기로 했다.

대장암 기수의 결정

엄마는 4기 진단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매우 잘 지내고 있고 올해를 넘기면 완치판정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병기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고, 치료기간이 다르지만 이 과정을 잘 견디면 완치가 가능하다.

[진단 관련 Tip]

1. 가능하다면 의료진과 상이해서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있을 때 결과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2. 진단 이후 다음 치료 전 가족과의 여행이나 환자가 치료의 동기부여 될 수 있는 활동을 하기를 추천한다.

 

우리 가족의 경험이 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록하는 글들이 누군가의 투병생활과 가족들의 간호에 힘이 되길 소망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다음 편을 기다리시며 와 구독 눌러주세요. 궁금하신 내용은 댓글로 남겨 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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