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즈음 지인과 이태원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중에 식당을 방문하는 것이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퇴근 시간에 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2월 말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가족과 직장 동료 외에 만나는 사람이 없어서 답답하던 중이였기에, 지인과의 저녁 식사는 매우 즐거웠다.
지인에게 날라온 검사 대상자 문자
그로 부터 정확히 3일 후 지인은 이태원에서 카드 결재를 한 내용 때문인지, 검사 대상자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나에게는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보건소 선별진료실(02-2127-4283)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우리 집 식구는 나보다 더 겁을 먹고 콧물이 나는 것 같고, 기침이 나는 것 같다는 등 자신도 코로나에 걸린 게 아니냐며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식구를 뒤로 하고 토요일 오전 빠른 검사를 위해 집을 나섰다.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보건소로 이동하면서 길을 걷는데 겨울을 지나 어느 덧 여름이 와 있음을 실감했다.
동대문구청 보건소 쪽을 향해 걷다 보니 선별진료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른 시간이라서인지 대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도착하자 마자 대기실에 앉으니 검사자 주의사항에 대한 안내를 받고, 역학조사서 작성을 요청 받았다. 역학조사서 작성에는 이태원 방문자라고 기재하였다. 검사지를 작성하다보니 ‘정말 혹시라도 내가 코로나 19에 감염된 건 아닌가?’라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역학조사서 작성을 마치고 검사를 진행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코로나 19 검사는 콧 속과 입 안을 통해 진행된다.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 앞에 앉으니, 이태원에서 저녁을 먹은 게 미안해졌다. 검사는 처음에는 코에 다음은 입에 긴 막대를 집어 넣는 형태로 진행된다. 코에 넣은 막대는 굉장한 이물감을 주며, 목구멍까지 찌를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까지 들어오는 듯 했다. 아직도 이게 단순한 내 느낌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 이후 입 안에 넣는 검사는 수월하게 마무리 되었다.
검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과 음성을 확인하기 전까지 자가격리하라는 말을 안내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도 선별진료실로 향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다음 날 오전 10시 32분 즈음 검사결과 음성 안내를 받았다. 나는 아닐거야라고 생각했지만 문자를 받으니 안도감이 들었다.
지인도 나와 같은 날 검사를 받고, 월요일 오전 음성결과를 통보 받았는데 동일한 안도감을 느꼈다고 했다.
아직 코로나로 인해 생활 속 거리두기 중이다. 어느 곳에서 누구를 통해 감염 될지 모른다는 사실과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의 시점을 알 수 없다.
이전 과는 다른 삶을 경험하고 또 살아가고 있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고 팬데믹은 반복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럼에도 지인과는 오늘 이 검사가 또 우리 인생의 하나의 사건으로 기억으로 기억 될 것이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에 연연하는 것이 그 안에서 나는 상수가 되어 모든 것들을 잘 누리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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