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6

북리뷰: 냉정한 이타주의자(Feat. 기준 없는 이타주의자)

부모님은 늘 나에게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공부를 잘 하지 않아도,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되니 착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부모님의 가르침 덕에 나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좋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마음 한 켠에 '내가 착한 사람 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 일을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좋은 일이라고 하지만 사람을 돕는 일에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비영리에도 전문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그러나 문득 실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즈음 책을..

마음이야기 2020.09.15

[부산여행] 1박 1일 부산 여행기_프롤로그

우리집식구와 나는 여러모로 성향이 다르다. 나는 계획을 세우고 지키는게 편안한 사람이고, 우리 집 식구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게 편안한 사람이다. 8월 17일이 대체 공휴일로 정해진 이 후 우리 집 식구는 여행을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즈음부터 회사 업무가 바빠진 나는 가면 좋고, 못 가도 그만이란 마음으로 숙소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일정이 가까워 올 수록 볼 거리와 체험이 중요한 우리 집 식구와 쉼과 여유가 중요한 나의 의견을 합하는 것은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숙소 예약은 대부분 마감이었고, 가격대는 평소에 2배로 뛴 걸 보니 선택은 더욱 어려웠다. 8월 14일 출근을 하며 단양과 수안보를 제안했더니, 퇴근 한 나에게 우리집식구는 광주를 제안하여 협상은 다시 결렬되었다. 연휴를..

소소한일상 2020.08.17

[회기카페] 분위기 좋은 카페, betterthan❤️

2020년이 지나고 있는 게 너무 아쉽다. 코로나로 인해 벗 꽃 날리는 봄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고, 요즘은 물폭탄이 떨어지는 것 같은 여름의 물난리에 여름휴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우리집식구와 나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지 1달이 조금 지난 무렵부터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업무시간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찰떡 콩떡 같이 붙어있는다. 신혼이라 깨가 쏟아지면 좋겠지만, 많은 시간을 그저 붙어 있다 보니 사소한 일에도 다툼이 생기고는 한다. 다툼을 해결하고자 우리집식구가 쓰는 방법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나를 데리고 콧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간다. 이번 콧바람 장소로 방문한 회기역 인근의 분위기 좋은 카페 betterthan :)이였다. 카페 주변을 지날 때 마다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높은 천고와 화이트 톤의 인..

소소한일상 2020.08.17

[대장암투병기] 6. 투병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

엄마는 다른 이들에게 삶을 살면서 좋았던 경험들을 잘 나누는 사람이다. 좋은 식자재나 사용하고 만족도가 높았던 제품들을 알려주고, 구매를 연결해 주는 일로 엄마의 일상은 분주할 때가 많다. 가끔은 엄마 자신이 피곤한데도 소개하고, 설명하는 일들을 하는 걸 보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투병을 할 때도 그랬다. 자신이 너무 힘들 때를 제외하고는 다녀 본 곳 중 좋은 요양병원, 맛있게 먹었던 음식, 대체 요법 중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 등을 환우들과 그 가족들에게 소개하기 바쁜 사람이였다. 여러 면에서 나는 엄마를 많이 닮았지만, 나 역시 다른 사람에게 나의 경험들을 나누는 것에는 주저하지 않는다. 특별히엄마를 간호할 때 필요하고, 효과가 있었던 것을 주변에서 누가 물어보면 묻지 않은 내용까지 ..

모녀암투병기 2020.08.01

[대장암투병기] 3. 외할머니 딸, 우리 엄마

한 달이 지나고 엄마는 김장을 앞두고 수술을 위해 입원했다. 입원을 앞두고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은 외할머니를 제외 한 모든 가족들 사이의 공공의 비밀이 되었다. 외할머니의 김장사랑은 참 유난했다. 몸이 아프셔서 움직이지 못하셔도 바닥에 비닐을 깔고 바닥에 주저 앉아 동네 이웃들과 자식들을 동원해 진두지휘 하시며 매해 포기 수의 신기록을 세우는 분이셨다. 엄마는 외할머니에게 김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그리고 알아봤자 속상만 할 것이니, 김장이 끝나고 암에 걸렸다는 걸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엄마가 치질 수술을 하러 입원한 줄 아셨다. 엄마는 검사 결과를 듣고 난 후 회사를 휴직하고, 한 달 간 수술을 기다렸다.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엄마는 한 달 동안 검사 결과를 숨기기 위해 출근시간에..

모녀암투병기 2020.07.16

[대장암투병기] 2. 검사결과 듣던 날

엄마가 아프다는 걸 듣고 난 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우리 가족은 원자력병원 외래환자 대기실에 모였다. 지난 번 엄마가 혼자 받았던 검사의 결과를 듣는 날이였다. 처음 엄마와 아빠는 두 사람만 병원에 다녀오겠다는 뜻을 동생과 나에게 밝혔다. 혹시라도 검사 결과가 좋지 않아서 엄마가 우리가 있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워할까봐 알았노라고 했지만 계속 신경이 쓰였다. 당일 동생은 마음을 바꿔 엄마, 아빠와 병원으로 이동한다고 연락이 왔다. 휴가를 내지 못한 나는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우연히 통화를 듣게 된 직장 선임은 휴가 못 낸게 대수냐며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11월이지만 날은 왜 이리 좋은지 이렇게 좋은 날 가족끼리 여행을 가는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원자력 병원으로 ..

모녀암투병기 2020.07.12

[결혼준비] 2. 웨딩박람회 방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우리 집 식구와 나는 LH 전세임대주택의 예비신혼부부 신청을 하고 당첨이 되어 집을 구하는 일은 남들에 비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전세냐 매매냐를 고민할 만큼 우리가 가진 돈이 있는 것도 아니였고,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할 상황도 아니였기에 LH 전세임대는 큰 도움이 되었다. 신청방법과 당첨, 그 이후 집을 구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결혼준비의 마지막 쯤 포스팅 하고자 한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막연히 "그래 이제 올해 안에 하자."라고 우리 집 식구와 결정을 하고 난 후 뭐부터 해야하는지 정말 막막했다. 당장 2년은 살 수 있는 집은 일단 확보했고, 양가 부모님이 정식 상견례를 하지는 않았지만 결혼을 독촉하고 계시긴 한데라면서 나의 마음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우리 집 식구는 "한달 안에도 결혼준..

결혼준비 2020.07.12

직장생활을 통해 본 나의 고질병

요즘 직장 안에서 가장 힘든 일은 나의 무능력함을 마주하는 것이다. 상사는 나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좀 더 정리 된 간결한 보고를 요청한다. 동료들은 내가 업무의 목적과 흐름을 파악하지 못함에 답답함을 느끼는 듯 하다. 그리고 후임들은 이런 나의 모습에 답답함을 넘어 고개를 내젓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판단하는 것은 사실일까? 사실 상사의 피드백 외에는 내가 추측하는 것들을 나는 사실 인 양 믿고 있다. 그렇게 추측을 사실 인 양 생각하다 보니, 모든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긴장을 하게 되니 집중력이 흩어지고, 핵심을 파악하기 보다 토씨하나 다른 이의 이야기를 놓칠까 전전긍긍하게 되었다. 모든 대화를 타이핑하고, 그 타이핑 내용을 다시 읽기를 반복하다. 핵심과 의도..

마음이야기 2020.07.12

[동대문구] 코로나 19 검사 후기

5월 초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즈음 지인과 이태원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중에 식당을 방문하는 것이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퇴근 시간에 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2월 말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가족과 직장 동료 외에 만나는 사람이 없어서 답답하던 중이였기에, 지인과의 저녁 식사는 매우 즐거웠다. 지인에게 날라온 검사 대상자 문자 그로 부터 정확히 3일 후 지인은 이태원에서 카드 결재를 한 내용 때문인지, 검사 대상자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나에게는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보건소 선별진료실(02-2127-4283)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우리 집 식구는 나보다 더 겁을 먹고 콧물이 나는 것 같고, 기침이 나..

소소한일상 2020.07.12

[결혼준비] 1. 코로나를 뚫고 결혼식장에 가다.

나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 2019년 12월 말 결혼식을 올렸다. 정말 두 달 정도 준비해서 급하게 결혼식을 진행했다. 준비하는 동안 '이렇게도 결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종종 했다. 정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고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 당일은 정말 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와 주신 하객들에게 받은 축하가 무엇보다 우리 둘을 감사하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결혼식을 마치고 방명록을 정리하면서 우리 집 식구와 나는 앞으로 축하해 주신 분들의 좋은 날과 슬픈 날 꼭 참석하자며 우애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 19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시작되었고, 주변 지인 중에 결혼식을 연기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4월 고강도 사회..

결혼준비 202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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